글로벌 제약사들의 다이어트 신약 개발 전쟁이 한창입니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의 이야기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가 상반기 예상됨에 따라 이르면 올 하반기 운동 없이 20KG 감량 효과가 있다는 비만 신약이 상용화될 전망입니다.
1. 들어가는 글
과학의 눈부신 발달로 암도 치료하는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해결 불가능한 영역으로 남아 있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개인의 삶에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분야이며 황금알을 낳는 노다지가 될 것임이 분명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바로 탈모와 비만입니다. 인류는 부서져 조각난 뼈를 이어 붙이고 다른 사람의 신체와 장기를 이식하여 생명을 연장하는 정도의 의학 기술 발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탈모와 비만은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탈모, 비만과 관련한 산업의 규모 역시 어마어마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만약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치료법과 신약이 등장한다면 이 모든 산업의 파이를 잡아먹을 수도 있는 엄청난 변화를 동반할 것임은 너무나도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 FDA에 상반기 허가를 앞두고 있는 두 비만 신약이 비만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다이어트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는 비만 신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 당뇨약 부작용이 다이어트 효과를 찾다
이전에 탈모약 프로페시아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2022.11.09 - [기타 일상 다반사] - 탈모빔 맞기 전에 반드시 먹고 바르는 탈모약 먼저! (탈모 부끄러워 하지 말자)
간단히 얘기해 현존 유일한 효과를 보이는 탈모약은 프로페시아입니다. 프로페시아는 전립선 약의 부작용에서 출발하여 탈모를 억제하는 약으로 개발되었습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다이어트 신약들도 비슷한 맥락에서 개발되었습니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 인슐린을 분비시키는 호르몬의 일종인 GLP-1을 당뇨약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살이 빠지는 부작용이 발생하였고 여기에서 착안하여 다이어트 약으로 개발된 것입니다.
GLP-1 유사체를 활용하는 같은 방식의 비만 치료 약으로는 이미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가 상용화 되어 있으며 현재 비만 치료약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 노보 노디스크 : '위고비'
인슐린 분비 호르몬의 일종인 GLP-1을 당뇨병으로 개발하던 중 살이 빠지는 부작용을 확인하고 이를 최초로 비만 신약 개발에 활용한 기업이 바로 덴마크의 제약회사인 노보 노디스크입니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미 국내 비만약 시장점유율 1위의 '삭센다'를 개발하여 2014년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2018년부터는 국내에도 유통되어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다이어트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노보 노디스크가 삭센다 개발 이후 10년 동안 삭센다의 효능을 극대화시켜 개량한 신약이 바로 '위고비'입니다. 위고비는 이미 2021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올해 상용화될 예정인 위고비는 삭센다에 비해 훨씬 진화된 몇 가지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우선 삭센다가 매일 일정한 시간, 일정한 용량으로 주사를 맞아야 했던 반면 위고비는 일주일에 1회만 투약하는 것으로 변화하였습니다. 다이어트는 하고 싶으나 주사에 대한 공포와 매일 정해진 루틴을 지켜야 하는 번거로움에 삭센다를 포기했던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변화입니다.
노보 노디스크의 발표에 따르면 위고비를 14개월 간 투약한 사람들은 체중이 평균 15% 감소했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고 주사만으로 15%의 체중감량 효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80kg의 성인 남성이 위고비를 맞았다고 가정할 때 12kg이 감량되어 68kg이 되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놀라운 효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위고비는 이미 삭센다로 성공을 거둔 노보 노디스크의 제품이라는 것에서 비만 신약 전쟁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일라이 릴리 : '마운자로'
미국의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위고비의 대항마로 떠오르는 비만 신약입니다.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역시 당뇨병 치료제로 시작하였습니다. 마운자로는 이미 2021년 6월 당뇨병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받은 상태입니다만, 임상 과정에서 다이어트 효과가 발견되어 다이어트 치료제로의 추가 허가를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2023년 상반기 중 FDA의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위고비와 삭센다처럼 당뇨병 치료를 위한 GLP-1 유사체를 활용한 다이어트 치료제이고, 이미 당뇨병 치료제로서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마운자로는 노보 노디스크의 신약들보다 늦게 출발하였지만 그 효과가 더욱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라이 릴리의 발표에 따르면 마운자로의 임상실험에서 참가자들은 20~22%에 달하는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습니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가 15% 내외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여주는 것에 비해 뛰어난 효과입니다.
현재 제품의 가격이 월 150만 원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같은 비용에 효과가 많이 차이 난다면 향후 시장은 릴리의 마운자로가 점령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3. 시장의 전망 : 55억 달러 성장 예상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서는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2023년 신규 매출액이 약 55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였습니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1년 기준 243억 달러, 일라이 릴리는 28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였습니다.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현재 출시되지 않은 상태임을 미루어 볼 때 두 회사 모두 다이어트 신약을 통해 매출을 10~15%가량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4. 다이어트 신약, 개선점은?
이미 개발된 상황으로만 볼 때도 두 회사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다이어트 신약의 임상 실험 결과도 특별한 부작용 없이 15~20%의 체중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들 제품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바로 비싼 가격입니다.
현재 상용화된 위고비의 경우 1년 이상 꾸준히 투약해야 하는데, 1달의 약값만 150~160만 원가량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상 실험을 진행한 14개월이 기간만큼 투약하려면 약값으로만 2000만 원 정도를 지출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들 약에 보험적용도 되지 않기 때문에 15%의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사비로 2000만 원을 흔쾌히 지출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다이어트 신약들이 뛰어난 효과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으로 흥행하기 어려울 수 있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 단점은 약을 언제까지 복용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현재 상용화된 삭센다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삭센다는 투약을 통해 포만감을 불러일으키고 식욕을 억제시키는 방식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약이 직접 몸에 작용하여 지방이 분해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식욕 억제를 통한 다이어트 효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약의 투약을 중지했을 경우에 식욕 억제의 효과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실제 위고비의 투약을 중지한 후 1년이 지난 실험자의 경우 체중 감량된 것의 2/3만큼 체중이 다시 증량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때 마운자로의 임상 실험 결과가 발표되고 SNS상에서 난리가 났었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고 존버하여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반응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우리가 투약하여 체중을 감량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신약이 허가를 받아 국내에 도입되고, 우리가 월 150~160만 원을 지출하면서 투약을 하기까지의 많은 장애물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비만신약 위고비와 마운자로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아직까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받아들여주시기를 바라며 오늘의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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