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블루비트입니다. 오늘은 조금 슬픈 소식입니다.
생활비 부담에 부업을 뛰는 가장이 5년 새 41%나 증가했다는 소식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를 기준으로 등본 상 세대주인 근로자들 중 투잡(Two job)을 뛰며 부업에 나선 이들의 수가 36만8000명으로 전체 부업자의 67.3%를 차지하였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경련 측에서는 고물가·고금리 상황과 주52시간 근로시간 규제로 인한 실질임금 하락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부업 뛰는 '가장', 더이상 낯설지 않은 말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는 가부장적 삶의 체계가 스며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가장'은 '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표기되어 있고, 다른 말로는 '남편을 달리 이르는 말'이라고도 되어 있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가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가장은 가정의 등본 상 세대주이고 그동안 생계를 책임지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습니다.
마찬가지로 표준국어대사전을 살펴보겠습니다.
'부업'이란 '본업 외에 여가를 이용하여 갖는 직업'이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한자어를 다르게 표기할 경우 '여자가 하는 직업'이라는 뜻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참고해본다면, 그렇다면 '부업을 뛰는 가장'이라는 단어는 왠지 모르게 어색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뜻풀이는 둘째치고서라도 부업을 뛰는 가장이라는 단어는 너무나도 익숙하게 들어봤던 단어이기도 합니다.
부업을 뛰는 가장 37만 명이라는 수치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보통 대한민국 공무원의 수를 100만 명이라 이야기하는데 전체 공무원의 1/3만큼의 수가 부업을 뛰고 있는 것과 같은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부업 뛰는 가장의 숫자는 왜 이렇게 많이 늘어난 것일까요.
코로나가 바꾸어 버린 일상
전경련에 따르면 부업 뛰는 가장의 증가는 두 가지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 고물가 · 고금리에 따른 상황
- 주52시간 근로시간 규제에 따른 실질임금의 감소
저는 이 발표를 보고 2번 항목인 근로시간 규제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 부분에서는 크게 공감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필 이번 정부에서 근로시간 규제 해제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순간 위와 같은 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는 것이 너무 절묘해서 더욱 더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부업 뛰는 가장의 증가 이유는 코로나가 바꾸어 버린 일상에 있었습니다.
MBC에서 월요일 10시 30분에 방영되는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오은영 리포트 19회차에서는 '나만큼 너도해! 저울 부부'편이 방영되었습니다.
해당 회차의 남편은 배달로, 아내는 뷰티샵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배달은 가장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부업 중 하나이고, 아내의 뷰티샵은 월세만 간신히 낼 정도의 수입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 가정의 가장 큰 갈등의 문제가 바로 생활비였습니다. 계속하여 밀리는 생활비와 대출금을 갚기 위해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유지하고 있는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에게는 본업이 따로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휴직이 장기화되며 시작한 부업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배달시장의 활성화로 인해 남편은 자의적으로 휴직을 내고 배달을 이어갔고, 아내 역시 불안정한 고용을 이겨내고자 미용기술을 배워 가게를 차린 것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부업 뛰는 가장 증가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주52시간 근로시간 규제 주장의 모순
전경련에서는 주52시간 근로시간 규제가 부업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래의 이유를 토대로 이러한 주장에 반박하고 싶습니다.
- 주업 근로시간 : 2017년 35.7시간 → 2022년 32시간
- 20~30대 / 60대 부업자의 증가폭
-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부업자 증가 비율
우선 주업 근로시간을 보면 2017년 대비 다소 줄어들긴 했으나 주52시간 규제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간의 근로환경을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관련이 깊어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마트폰이 전세대에 보급되었고 배달앱, 부업앱 등 쉽게 부업을 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것에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20~30대와 60대 이상의 부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20~30대와 60대 이상의 경우 혼자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20대와 60대의 경우 주업이 그다지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일 확률이 높은 연령대라는 것입니다. 즉 근로시간 규제를 따지기 전에 주업의 수입 자체가 적은 계층에서 부업의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분야에서의 부업자 증가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흔히 가장할 때 떠올리는 남성 직장인이 속하기 가장 어려워보이는 분야가 바로 보건, 사회복지 서비스업입니다. 보건 사회복지 서비스업 분야에서 가장 높은 부업자 비율이 증가했다는 것은 부업 뛰는 가장 증가의 원인으로 근로시간 규제로 인한 실질임금 감소를 이유로 들기에는 부족한 근거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어찌됐든 부업을 뛰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이든 세대원이든, 근로시간 규제로 인한 것이든 아니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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