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자동차로 인식되던 경유차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경유는 휘발유에 비해 싼 가격으로 서민들을 위한 기름으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름값이 상승하자 특히 경유의 가격이 폭등하였습니다. 똑같이 물가가 상승했는데 휘발유보다 훨씬 싸게 거래되던 경유 가격만 유난히 급등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경유와 휘발유 가격의 역전 현장
2022년 11월 19일 기름값 상황입니다(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발췌).
- 휘발유 : 1천 658.7원 (전주 대비 0.9원 하락)
- 경유 : 1천 888.8원(전주 대비 4.3원 상승)
휘발유는 1천658.7원으로 10주 연속으로 가격이 하락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경유는 1천888.8원으로 6주 연속 가격이 상승하였습니다.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는 230원으로 벌어졌습니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약15%정도 비싼 것입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경유 1100원, 휘발유 1500원 정도로 가격이 형성돼있었던 것 같은데... 도대체 경유와 휘발유는 왜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경유는 왜 휘발유보다 더 비싸진 것일까요.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차이 발생 이유
경유나 휘발유나 다 같은 원유에서 파생되는 상품입니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밀도가 낮은 탄화수소 혼합물을 경유로 추출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래 휘발유가 경유보다 비싸다거나 하는 것은 원가나 제조 과정에서의 결과로 발생하는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석유를 수입하여 판매하는 과정에서 '유류세'라는 세금을 상품에 붙여 판매합니다.
바로 이 '유류세'에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경유는 산업적으로도 많이 쓰이는 기름입니다. 매연을 많이 배출하여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휘발유에 비해 비교적 효율이 좋고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부터 우리 나라에서는 경유를 서민이 즐겨 사용하는 기름으로, 휘발유를 사치품에 사용하는 기름으로 생각하는 풍토가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유는 공장, 농촌 등 사용 범위가 매우 광범위 하였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휘발유 값 대비 경유 값을 15% 정도 싸게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실제 최근 석유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 전까지 공급 가격 조절 목표는 잘 지켜지고 있었습니다.
휘발유에 부과하는 유류세가 경유에 부과하는 유류세의 2배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경유가 휘발유 보다 더 비싼 이유
최근 전세계적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원가 자체가 상승한 측면도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입니다.
처음 설명했듯이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는 근본적인 물건 가격에서 발생하는 차이가 아니었습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 차이가 유류세의 차이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석유의 소비는 급격히 늘어난 반면 러시아산 석유의 수출이 금지되며 공급량이 급감하게 되며 석유 자체의 가격이 올라간 것입니다.
석유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에서는 국민에 공급하는 공급가를 낮추기 위해 유류세를 낮추었습니다.
그런데 앞서 설명했듯 휘발유에는 경유의 2배에 달하는 유류세를 부과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유류세를 절반으로 줄인다고 가정했을 경우 상대적으로 비싼 유류세가 부과되던 휘발유의 가격 하락 효과가 경유에 비해 눈에 띄게 강력했던 것입니다.
거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경유의 소비가 증가되며 국제 석유 시세는 이미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상황이었고 유류세 할인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국내에서 경유 가격 상승의 체감이 엄청나게 커진 것입니다.
믿었던 저렴한 경유에 발등 찍혔다는 소리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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