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환한 빛을 내며 타오르는 불꽃, 그리고 그 불꽃을 만들어내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장작더미들, 불꽃이 사그라들자 드러나는 타고 남아있는 잿더미. 번아웃은 바로 이런 모습을 뜻하는 말입니다. 오늘은 번아웃의 뜻과 증상, 그리고 번아웃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의 총리가 갑자기 전격 사표를 냈습니다. 국정을 총괄하는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온다는 것입니다. 당장 다음 달에 총리직을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번아웃이었습니다. 그는 1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발언하였습니다.
"나는 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연료통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BBC는 이번 뉴질랜드 총리 사퇴를 계기로 지도자들의 업무 스트레스와 엄청난 압박감을 조명하였고, 세계 각국의 번아웃 사퇴 사례를 여러 건 예로 들었습니다. 특히 이들은 코로나-19 방역 업무에서 번아웃을 겪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무엇 하나 아쉬운 것 없을 것 같은 연예인들의 번아웃 언급 역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세계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의 진이 번아웃을 겪은 경험에 대해 고백하였고, 마냥 밝아보이는 개그맨 장도연도 '나혼자산다'를 통해 번아웃을 언급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기가수 크러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처럼 번아웃은 개인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번아웃증후군 뜻은?
번아웃은 번아웃증후군(Burnout Syndrome)의 줄임말입니다.
번아웃을 한글로 직역하면 다 타버린 상태입니다.
어떤 일에 열정적으로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스트레스와 누적된 피로로 인해 무기력증, 자기혐오에 빠진 상태를 말합니다.
다른 말로는 '탈진증후군'이라고도 불립니다.
1974년 미국 심리학자인 허버트 프루이덴버거가 처음 '번아웃'의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일이 열정적으로 몰두했던 사람에게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우울증과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는 번아웃에 대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만성 직장 스트레스'로 정의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환자를 상대하는 직업군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최근에는 직무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증상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번아웃 증상은?
번아웃은 내 안의 열정이 모두 다 타고 남은 상태입니다. 뜨겁던 열기는 온데간데 없이 차갑게 식은 재만 남아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2019년 번아웃증후군을 정의하며 대표적인 증상으로 다음의 3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WHO가 제시한 번아웃증후군의 대표 증상 3가지
1. 매사에 무기력하고 지친다
2. 일에 대해 시니컬(냉소적)해지고 거부감이 든다
3. 작업능력과 효율이 떨어진다
번아웃증후군의 증상을 간단하게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무기력증
- 냉소적인 마인드
- 작업능력과 효율 저하
- 에너지 고갈
번아웃 극복 방법은?
번아웃은 모든 직업군에게서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번아웃이 직장과 관련된 환경에서 비롯되는 질병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번아웃 측정도구를 개발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인 크리스티나 마스라시는 학회지 발표 논문을 통해 번아웃을 극복하는 5가지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번아웃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근무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적당한 작업량
- 긍정적인 피드백 또는 적절한 보상
- 일에 대한 자율성 보장
- 지난친 경쟁 및 가십 피하기
- 일에 대한 자부심
위 5가지의 항목은 모두 근무 환경의 변화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번아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근무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언뜻 번아웃증후군은 단순히 일에 대한 열정이 떨어진 상태, 즉 일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 문제로 쉽게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번아웃은 절대 그 정도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번아웃은 마음 속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우리는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가장 환하게 빛나는 그 순간 촛불의 심지는 타들어가고 있는 중이라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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